22.06.20. (월)
유방초음파 찍으러 왕복 3시간 병원 다니는 사람=나.
손잡이 달린 초음파 기기로만 찍을 줄 알았는데 경기도 오산.
저번에 찍어봤던 프레스기 같은 거로 가슴을 쭈와와아아아아압 눌러버리는 기기로 찍었다.
(검색해보니 '3D 자동 유방초음파' 다.)
근데 다행히 처음 찍던 그날보단 덜 아팠다.
정밀검사 관련 게시글은 아래 참고👇
[- 유방암 일지] - 1. 유방암 진단부터 정밀검사, 가임기 보존치료까지 2주간 기록 _ #20대유방암 #내가???
1. 유방암 진단부터 정밀검사, 가임기 보존치료까지 2주간 기록 _ #20대유방암 #내가???
2주간의 기록은 사실 4/16 (토)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ㅡ 22.04.16. (토) 지난주에 만났던 영비니 조언으로 유방초음파를 찍어봐야겠다 싶었다. 한 2~3주 전부터 왼쪽 가슴에 딱딱하고 큰 멍울이 만
v2ryrosy.tistory.com
그리고 손잡이 있는 유방초음파 기기로 겨드랑이 쪽도 찍고 양쪽 유방 사이도 꼼꼼히 찍었다.
암이 있는 왼쪽 유방을 중심으로 거의 목까지 넓은 범위를 찍으시길래,
오른쪽 케모포트 자리는 조심해 달라며 미리 엄살 좀 부렸더니, 거기는 안 찍을 거라고 하쉼,.
결과는 목요일 진료 때 알려준다고 했다.
22.06.23. (목)
혈종과 진료 있는 날.
열심히 버스 타고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병원 도착해서 진료 2시간 전 채혈부터 (호다닥)=333.
(병원 시스템에 너무나도 빠르게 적응해버린 내 모습에 디지털 네이티브답다랄까.
어쩔 수 없는 엠Z세대인건가( ͡° ͜ʖ ͡°) 라며 살짝 으쓱하다가 금세너무 씁쓸해져 벌임..)
채혈하고 진료까지 2시간 대기.
4층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하면서 보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오늘은 진료시간 15분 정도 지연이 있었다. (항상 기본으로 30분 지연은 그냥 넘겼던 듯.)
근데 예약시간 20분 전 미리 와서 대기하면서 지켜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진료시간이 제일 짧다.
나는 아무리 후하게 쳐도 2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8분~10분 정도 보는 것 같다.
뭔가 멀리서 힘들게 와서 그런지 진료시간 짧게 보는 게 괜히 서운. (´・ʖ̫・`) (나만 그런가..)
오늘은 촉진을 하지 않았다.
유방초음파 검사 결과 수치적으로, 기존 가장 큰 암은 2.9cm -> 1.9cm로 줄었다고 하셨고,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참고치 범위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항암을 미룰 정도는 아니어서 기존과 같은 일정으로 항암치료 3주 진행하고 다음 진료 때 보자고 하셨다.
부작용 관련해서 여쭤보셔서 두피에 뾰루지와 여드름이 많이 나고 열도(두피만) 많이 난다고 했더니 외용액을 처방해주신다고 했다.
그리고, 기존에 처방받은 변비약, 설사약, 소염진통제, 위산분비 억제제(위염으로부터 보호) 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고대로 있다고 처방전에서 빼 달라고 말씀드렸다.
한번 더, 아킨지오(항암전 먹는 구토억제제)랑 두피 외용액만 처방해달라고 정리까지 하며 말씀드렸다.
(근데 나중에 처방전 뽑으니 모든 약이 그~대로 있음)
진료 끝나니 5시가 다 되어가서 당연히 오늘 항암은 불가능하리란 걸 알았지만,
혹시나 '내일 예약'이 될까? 안되면 다음 주 목요일 거는 미리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항암낮병동으로 올라갔다.
" 내일 아침 일찍 선착순으로 오세요~^^ (응 오늘 항암 당연히 안되고 내일 예약도 다 차서 어림없어~) "
다음 주 목요일 항암주사 미리 예약도 안된단다. 내일 항암 하러 올 때 예약하라고 했다.
(일정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다음 항암만 예약이 가능하다 함.)
다음 주 항암주사를 오늘 예약하는 것(현재 시각 오후 5시)과 내일 아침 8시에 와서 예약하는 것과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안 해주는 것인지.
이해는 안 되지만 이해를 해보려고 노오력했다.
아무튼 다시 처방약으로 돌아와서.
아킨지오 빼고는 원외 약국에서 사야 하는 거라 약국 가서 처방전 보여주면서 두피 외용액만 달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인가? 암튼 나중에 어디 기관에서 '병원 처방목록'과 '약국 조제 목록(?)'을 비교 대조하기 때문에 처방전에서 일부 약품만 빼고 판매하고는 안된다고. 아. 무. 튼. 안됨.
그래서 두피 여드름 외용제로 일반의약품으로 사려고 가격 물어봤더니 비싸길래 그냥 처방전 고대로 또다시 약 한 보따리 싸들고 나왔다...*^-^*)
지하철 타고 동네까지 와서는 컨디션이 너무 최최최악이라 택시 타려고 택시정류장으로 갔더니 줄이 으마으마하게 길었다.
15분 뒤에 오는 버스 타고 가는 게 집에 더 빨리 도착할 정도.
이날부터 장마 시작이라 비는 으~마으마하게 퍼붓고 내 맘을 알아주는 건 하나도 없어!!!라는 분노가 치솟으면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그리고 왜 때문인지 케모포트 자리도 쿡쿡 쑤시고 아팠다.
아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된다고 하는 게 많은지.. 내 두야.. (지끈지끈)
오늘 쓰고 간 내 버킷햇이 힙함과 방수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줘서 소소한 감사의 마음.
22.06.24. (금)
7차 항암 하는 날.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아빠 차 타고 6시 20분쯤 병원으로 출발 / 7시쯤 도착.
접수 번호표 뽑는 기계는 아직이고, 이름과 생년월일 수기로 적는 대기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8시 20분쯤에 접수해서 손목에 이름표 차고, 아킨지오 복용.
9시 20분쯤 내 차례가 되어서 병동안으로 입실.
이번에도 창가 자리 당첨.
오늘도 역시나 비가 왔는데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뭔가 혀를 날름거리면서 메롱메롱하는 것처럼 보여서 동영상을 찍었다.
3가지 부작용 방지약 먼저 맞고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순서로 맞고 헤파린까지 맞고 끝.
9시 20분쯤 입실해서 12시쯤에 다 끝나고 나왔다.
오후에는 다행히 비가 멈췄고, 오기가 반차 쓰고 데리러 와서 행궁동으로 논노 갔다.
원래 가려고 했던 떡볶이 집이 있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서러워. (´・ʖ̫・`)
급하게 다른 떡볶이 집으로 갔는데 그냥 그랬다.
근데 진짜 맛있는 커피 마셔서 기분 UP됨.
문 앞에 서서 인서타용 사진도 찍음. =333
집에 와서 쉬다가 밤 10시쯤 집 앞에서 지헤랑 번개 접선.⚡
지혜 회사 근처 건강 빵집 제로베이커리 (https://www.zerobakery.kr/) 에서 한가득 빵 선물을 사들고왔다.
(빵 포스팅은 따로 해야지~ ٩( 'ᴗ' )و )
22.06.25. (토)
헨지가 깜짝 선물로 보내준 뽀얗고 너무 예쁜 복숭아.
내 친구들 너무 고마와~ 평생 나와 함께해~ 두고두고 갚을 것이야~~~~~
이번 주에 겪은 대표적인 부작용 증상 정리 📝
1) 불면증_밤에 잠을 잘 들 수 없다. 겨우 잠에 들었다 싶으면 한두 시간마다 잠에서 깬다. 보통 두피가 너무 뜨거워서 깰 때가 많다.
이건 항암 부작용 때문인지, 루푸린(난소 보호 주사)으로 인한 폐경증후군 때문인지 모르겠다.
수면의 질이 낮아진 만큼, 낮에도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2) 집 나간 입맛_유이카페를 보면 입안에 쓴맛/짠맛/단맛이 돈다거나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쓴맛도 단맛도 짠맛도 아닌 뭔가 정의 내리기 애매한 느낌이 든다. 프림 한 스푼을 입에 머금고 있는 느낌? 아니면 향기 없는 비누를 입에 물고 있는 느낌? 입맛이란 게 전혀 없고 심지어 배도 안고프다. 물 마시는 건 그중에서 제일 힘든데, 유일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과일이다.
사실 이번 주 초반만 하더라도 종일 계속 유튜브로 먹방만 보았다.
당기는 게 있는데 먹방 보고 참으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고나 할까.
메모장에 분노의 타이핑으로 써 내려간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
근데 한편으론 지금 당장 불닭볶음면이며 마라탕이며 먹는다 해도, 내가 원하는 그 맛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 않이야.. (´・ʖ̫・`) 이런 생각의 무한 굴레에 빠졌었더랬다.
그리고 역시나 금요일 즉석떡볶이를 사 먹으면서 역시는 역시라는 걸 느꼈다.
먹는 양이 줄으니 몸에 힘이 없고 살도 빠졌다.
이전에 경험했던 것보다도 이번 주 부작용은 너무 강력해서 당황스러웠다.
유이 카페에서 보던 글이나, 항암 식사교육 들을 때 '당기는 게 있으면 먹어야 해요!'라고 했던 말들이, 이제야 가슴에 크게 와닿았다.
진짜 이러다간 큰일 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몸에 힘이 너무 없어서)
억지로라도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3) 발등 가려움_ 발목 근처부터 발등 발가락까지 너무 가려웠다. 약이며 크림이며 아무리 발라줘도 크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딱지가 얹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잠잠해졌다.
4) 까매진 손등_ 손등 두드러기와 수포는 다행히 처음 겪은 이후로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다.
근데 눈에 띄게 까매졌다. 흠.. 다시 돌아오겠지..?
본격적인 장마 시작에, 주 3회 병원 외래에,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2종류 항암에.
정리해보니 이번 주는 그 누구라도 힘이 들 수밖에 없는 한 주였다.
무기력하고 축 쳐지는 와중에 문득 인서타보다가 조수미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보고 갑자기 힘을 얻었다.
이런 상황일수록 비관적이지 말고
일이 재밌게 진행되겠구나 ~!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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