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일지]

[유방암 일지] 케모포트 삽입술과 2차 항암 기록

v2ryrosy 2022. 6.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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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달력]


 

22.05.16. (월)
케모포트 삽입 시술 D-day!
포트 시술을 받는 장소는 MRI실 내 혈관조영실로, 예약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이날의 보호자는 아빠)
상의만 환복하고 대기하는 곳 모니터에 내 이름을 보면서 긴장하는 맘으로 덜덜 떨면서 기다렸다.

내 이름이 호명되고 들어가서는 간호사 선생님인지 레지던트 선생님인지 두 명의 선생님이 안내해주었다.
나는 부분마취로 진행하는 것으로 안내받았는데 혹시 수면마취로는 안되냐고 물었더니 그건 안된다고 했다..
(치과에서 마취주사 놓는느낌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지만..)

 

수술대에 누워서 둥근 돔 같은 모양의 스테인리스 창살 같은(?) 것을 머리 위로 놓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있으라고 자세를 잡아주셨다(시술 부위는 오른쪽 쇄골 아래).
그리고 그 둥근 돔같은 것에 부직포 같은 가리개 천을 씌웠다. 내 눈에 보이는 화면은 파란 부직포 속,,.
나는 아픈 느낌을 맞딱뜨려야할 때 꼬집는 버릇이 있는데 양손 차렷하고 있으라고 했다. (´・ʖ̫・`)
그리고 왼손 검지에 산소포화도 측정기 재는 집게를 물리셨다.

오른손은 내가 입고간 츄리닝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허벅지를 꼬집었다..
준비가 다 되니, 포트시술 진행해주실 일반의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시술 부위를 확인하고, 소독을 하고..
국소마취 주사를 놓는데 2군데인가 3군데인가 놓았던 것 같다. 나중에 들어온 의사 선생님이 시술은 20~30분 정도 걸리며 시술 도중에 통증이 느껴지면 말하라고 하셨다. (이게 무슨 무서운 소리신지..)

고통일까 아니면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착각일까 매우 이상하고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느낌으로 시술이 진행되었다. 목부터 쇄골에 이르는 부분을 마구 쥐어뜯는 느낌.  또 어김없이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최대한 시술부위 쪽으로 신경 쓰지 않기 위해 완전 다른 생각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후기를 찾아봤을 때 어떤 분은 구구단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외웠다고 한다. 이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시술이 끝나고 녹는실로 봉합 후, 피부 접착제(자연적으로 탈락되는 것)를 붙였으니 이후 소독 같은 절차는 필요 없다고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시술대에서 침대로 몸을 구르라고 하셨다.

수면마취는 아니었지만 정신은 비몽사몽 했던것 같다. 시술이 끝나고 30분 ~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취할 때 간호사쌤이 오셔서 며칠 후에 샤워 가능한지 정도만 설명해주고 가셨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쉬웠던 것 같다.
이후에 시술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할때 어디에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등이 궁금한데 부작용 관련 설명이 없었다.
나도 정신이 비몽사몽이어서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던 것 같다. (´・ʖ̫・`)

어느정도 안정을 취하니 다른 직원분이 오셔서 내가 누워있는 침대 채로 항암 병동(5층)까지 이동시켜주셨다.
(보호자가 있다고 말하고 아빠와 함께 이동했다.)

항암 병동에서 약 조제 시간이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후 시술 자리에 바늘을 꽂고 부작용 방지 주사와 파클리탁셀을 맞았다.
주사 맞을 때는 그리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곧 부분마취가 점점 풀리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간호사 선생님한테 진통제를 처방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먹는 약 처방은 가능한데 처방전 받고 밖에 나가서 약을 사 오고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괜찮냐고 하셨다... 진통 주사제는 없는 건가..

 

하지만 잠시 뒤 잠이 마구 쏟아져서 1시간 반 내내 꿀잠 잤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수술부위가 너무 아프고, 온몸이 창백해지면서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피부를 째고 포트를 심는 시술을 했으니 몸이 말짱할 수가 없지...)
이 날은 그냥 종일 서글프고 서러웠던 것 같다.



22.05.17.(화) ~ 22.05.22. (일)
며칠간은 아침에 잠에서 깰 때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게 조심스러웠다.

 

<케모포트 삽입술 후 내가 느낀 불편감과 통증들>

① 침을 삼킬 때 목 구녕이 너무너무 x100 아팠다.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많이 지나니깐 나중엔 괜찮아짐)
② 시술 부위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게 조심스러웠다.
③ 괜찮다가도 갑자기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④ 3~4일째 되는 날에는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5~6일째에는 케모포트 부위가 갑자기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파클리탁셀 2차 항암 후 한 주간 내가 겪은 부작용들>

① 손등이랑 손목에 두드러기+작은 수포가 올라왔다. 너무너무 너무 가려웠다.

② 설사.
지난주 일요일까지만 해도 변비가 너무 심해서 복통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갑자기 이번 주부터는 설사로 바뀌었다. 변비 아니면 설사 둘 중 하나인 걸까?!
하루에 6번 이상 설사를 하면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하는데 다행히 하루에 4번 이상까지는 간 적이 없었다.
변비와 설사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설사가 나은 것 같다.
뭐라도 쏟아내야지,, 몸 안에 쌓인 채로 두는 건.. 으..


③ 탈모.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많이 빠져있었다.
첫 항암 5/10 (화), 이날은 5/22 (일). 12일 만이군.

'올 것이 왔구나' 싶은 느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번 주 내내 내 관심사는 온통 탈모였으니까!
얼마나 버텨줄지, 언제 어디서 머리를 밀어야할지 고민하다 내일 항암 하러 가는 날 병원 내 미용실에서 밀어야겠다 생각했다.

 

이렇게 또 시간이 흘러서 케모포트 시술까지 마쳤다. 휴~ 네 번째 미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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