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일지] 방사선종양학과 첫 진료와 방사선 치료 기록
22.11.16. (수)
방사선 치료는 집과 가까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으로 전원 하기로 한 후, 방사선종양학과 첫 진료가 있는 날이다.
6시간인가 금식하고 오라 그래서 오전 11시 진료라 아침을 안 먹고 갔더니 배가 조금 고팠다.
한 45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진료 예약시간 5분 전까지 시간을 아주 야무지게 썼다.
고대병원에는 처음 가는 것이라 처음 온 환자 접수하는 것도 꽤 걸렸고, (접수대 직원이 한 명 뿐이었다.)
가져간 영상기록물 CD 6장 등록하는 데에만 30분이나 걸려버렸다. 🤦♂️
저 영상 CD 등록기 앞에 30분 내내 서서 등록하느라 약간 짜증이,,
그래도 진료 시간 전에 끝나서 봐줬다.
방사선종양학과 진료실&치료실 쪽은 사람이 별로 없고 한산해서 첫인상이 좋았다. 💯
(현재까지도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만족하면서 다니는 중)
이날 일정은 '교수님 진료 ➡ 조영제 맞고 CT 찍고 ➡ 방사 설계 및 모의치료' 순으로 진행되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 기간 동안 매주 1회씩 뵙게 될 담당 교수님은 엄청나게 친절하셨다.☺
내게 건넨 첫 질문이, '처음에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병원을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였다.
선 항암 치료와 수술을 마치고 온 터라, 뭐랄까 그런 첫인사 같은 느낌의 질문은 스킵하고 바로 방사선 치료에 대해 설명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생각 외의 질문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러고 나서 항암치료는 어땠는지도 물어봐 주셨고, 본격적으로 유방암에 대해 그리고 치료방법에 대해, 왜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지,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할 것인지에 대해 차근차근 A부터 Z까지 설명해 주셨다. (너무 감동받아벌임. ღ˘◡˘ற)
진료 끝나고 중요한 내용은 까먹기 전에 얼른 메모. 📝
가족들이랑 친구들이 오늘 진료 어땠냐고 물어보면 알려줘야 하니깐 저렇게 한 번에 정리하고 복붙해서 말해주고 그랬다.
아 그리고 타인에게 방사선 영향은 아예 없다고 다른 사람 만나고 이러는 건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하셨다.
병기가 초기가 아니면 보통 방사선은 25회-30회 사이로 하는데 나는 29회 하자고 하셨다..
(1월까지 넘어가서 기분이 다운되었다.)
12월에, 올해 안에 치료가 다 끝나서 연말을 더 의미 있고 멋지게 보내고 싶었는데, 언해피한 연말을 보내게만 될 것 같아서 시무룩해졌다.
조영제 주사는 정맥주사 맞던 그 혈관에 손목이랑 더 가깝게 해서 맞았다.
어찌 된 일인지 이제 주사 맞아야 되는 상황이 되면 너어무 긴장이 돼버리고 심장이 쪼그라든다.
하 참나 짬밥이 얼만데;;
CT 찍고 나서, 앞으로 29회 동안 반복적으로 정확한 위치에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조그만 점 문신을 4군데 찍었다.
아주 작은 점이라 거슬리진 않았다.
다 끝내고 수납하고(첫날이라 18만원정도 나왔다.) 나오니 12시였다. 얼른 집에 가서 밥 먹고 누워야지,,
22.11.17. (목)
조금은 마음이 섭섭해진(세상에 섭섭해짐) 내 맘을 다독여주고자 오기가 오마카세를 예약했다!
여러분~~ 저 이제 회도 먹는 다고요~~~ 냐미😚
22.11.18. (금)
꼬박꼬박 열심히 산책 다니면서 단풍 끝물을 즐기는 중. 그래서 앨범에는 단풍 사진이 무지 많다. 친구한테 카톡으로 사진 공유하려다가 언뜻 본 앨범이 죄다 단풍 천지여서 알록달록했다.
저녁에는 지혜 생일 축하 겸 현지랑 셋이 수원에서 만났다.
지혜가 쏘는 빕스~😋
빕스 🖐랜만 🤗
ㅋㅋㅋㅋ지혜 생일 케이크로 해리포터 디자인으로 도시락 케이크 주문했는데 전에 샀었던 해그리드 카드가 있어서 붙여줬다.
(아이폰 업데이트하니 저렇게 누끼따지는 게 신기해서 편집해봤다. ٩( ᐛ )و)
22.11.19. (토) ~ .11.22. (화)
산책하면서 우연히 산토끼를 보고,
산책하면서 또 산토끼를 보고(맨날 토끼를 볼 수 있는 게 아님) 그렇게 지냈다.
(주말에는 당일치기 공주여행도 다녀왔는데 따로 포스팅할 예정=33)
어느 날은 너무 오랜만에 명랑핫도그 통모짜가 당겨서 산책 끝나고 자연스럽게 바로 명랑으로 갔다! 🏃♂️
또 어떤 날에는 현지가 선물로 보내준 연어로 맛깔나게 사케동도 해먹었다. 😋
22.11.23. (수)
# 1/29 방사선 치료하러 가는 첫날.
앞으로 평일(월~금) 동안 총 29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는데 첫날은 일단 2시에 예약이 잡혀있었다.
일찍 도착했는데 바로 받을 수 있게 해주셔서 2시에 다 끝났다. 앞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오면 되는데 환자가 많아서 11시와 오후 늦게 시간이 된다고 하셔서 11시에 받겠다고 했다.
내일부턴 매일 11시까지 병원으로 출근!
방사선 치료는 이렇게 진행된다.
👉 병원 도착해서 탈의실에서 상의 탈의 후 병원복으로 환복한 다음 치료실 앞 대기 의자에서 기다리다가 내 차례되면치료실로 들어간다.
병원복을 벗고 거대한 장비에 누워서 만세하고 손잡이를 잡는다. 그러면 선생님들이 점 문신 위치랑 방사선 위치가 맞는지 확인한 다음 시작.
10분 정도 걸린다. 방사선 치료는 엑스레이 찍는 것처럼 아무 느낌이 없다.
눈은 감아도 되고 떠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감고 있는다. 감고 있으면 그 기계 돌아가는 소리랑 약간은 추운 온도 때문에 마치 우주에 떠다니는 느낌이 난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도 한 10회 정도 넘어가면 발갛게 그을린 것처럼 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겨드랑이 부분 먼저 시작된다고.
씻을 때 때미는 행동은 절대 금지고 사우나도 금지. 달라붙는 옷도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매일 저녁 하루 한 번씩 바르라고 연고를 처방받았다. 이름이 '엑손코 크림'이다.
치료 끝나고 수납하는데 16만원대가 나왔다..🤜
계속 이렇게 나오는 건 아니고 앞으로는 매일 2.5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단, 중간에 한번 십 얼마 나오는 날이 있을 거라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날씨가 좋아서 걸어갔는데 무인양품에 들러서 구경하다가 처음으로 비니를 써봤다.
A Yo~
22.11.24. (목)
# 2/29
방사선 치료 두 번째 출근 완료. 선생님들 다 친절하셔서 좋다.
역시나 날씨가 좋아서 집에 걸어왔다.
저녁에는 오기 만나서 자담치킨 맵슐랭(마일드 냠)!
한 마리 반 양인데 둘이서 순삭🍗
맵슐랭 안 먹어봐서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데 매울까 봐 마일드로 주문했다. 생각보다 안 매웠고 생각보다 엄청나게 임팩트 있는 맛은 아니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교촌 허니콤보랑 BHC 뿌링클을 이기는 맛은 아님!
그래도 60계치킨 호랑이보단 훨씬 낫다.
다 먹고 소화시킬 겸 타임빌라스 가서 돌아다니고 스벅가서 커피 마시고 수다타임~😄
22.11.25. (금)
# 3/29
방사선 치료 세 번째 출근 완료.
방사선 치료받으면서부터 치료받는 쪽 가슴이 찌릿찌릿 아프다.. 수술 부위도 콕콕 쑤신다.
집에서는 자극 안 가도록 노브라로 있는데 맨살 위에 입은 티에 닿는 느낌도 확실히 반대편 가슴이랑 다르다.
불편하고 화끈거리는 느낌.
이날 저녁에 김장을 위해 엄마가 열심히 배추를 썰고 절이고 했다.
22.11.26. (토)
김장하는 날.
엄마는 5시인가부터 일어나서 배추 건져서 헹구고 야채랑 찹쌀 풀이랑 뭐랑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빴다.
나는 8시에 일어나서 옆에서 조수하려고 열심히 알짱거렸다.
딸바보인 엄마는 아무것도 손도 못 대게 했쥐만,, 나중에 배추에 양념 버무리는 거 조금 하고 통에 다 담고 나서 여기저기 묻은 양념 닦는 것만 조금 거들었다.
정신없이 끝나고 나니 옷이랑 수면양말에 양념 범벅ㅋ
맛있어져라~ ღ๑′ᴗ‵๑ற
김장하는 날에는 빠질 수 없는 수육도 하고 엄마가 오빠랑 언니도 불러서 다 같이 맛있게 먹었다.
언니는 올 때마다 선물을 가져오는 것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쿼카 스티커랑 2023년 달력을 줬다. 🥰
근데 불과 며칠 전에 카톡 선물하기로 요런 것도 선물해줌😀
귀여운 쿼카 핫팩 인형ʕ•ﻌ•ʔ
방사선 다닐 때마다 이제 내 필수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