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일지]

[유방암 일지] 혈액종양내과 첫진료와 1차 항암 기록_#첫날부터 항암?

v2ryrosy 2022. 6. 4. 19:25
반응형

[5월 달력]


 

22.05.09. (월)
혈액종양내과(줄여서 혈종과 라고 하겠음) 첫 진료 날.
※혈액종양내과란? 각종 악성 종양(암)의 진단과 치료를 다루는 진료과이며, 크게 혈액 질환을 다루는 혈액내과와 고형 종양을 다루는 종양내과로 나눌 수 있다. (Source: 서울대학교병원 진료과 정보)

오전 11시 50분 예약된 진료인데, 아침 9시 43분에 '30분 진료 지연' 문자가 오고, 10시 42분에는 '65분 지연' 문자가 왔다.. 그래서 집에서 느긋하게 출발했다. 병원에는 12시 반쯤 도착했지만 결국 진료는 오후 1시 40분쯤 들어갔다.

정밀검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암의 사이즈와 임파선 전이 상태를 설명해주셨고 선 항암 후 수술을 들어가야 된다고 하셨다.
※임파 vs 림프 차이? 임파와 림프는 같은 용어로, 임파(淋巴)는 한자어이고 림프(lymph)는 영어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나는 삼중음성유방암이라 표적치료제와 호르몬 요법은 해당이 없다. 첨부사진 설명대로 나는 항암 화학요법 총 8회를 진행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항암주사를 맞으러 가는 횟수는 총 16회이다.)

탁솔 계열(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을 함께 맞는 주를 1세트라고 해서 총 4회(4세트)+ AC 4회 = 8회라고 한다.
나는 주변 친구들이나 부모님께 설명할 때, '1세트에 몇 번째 탁솔'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게 더 헷갈리고 복잡할 것 같아서 그냥 16회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고, 처음 12주는 매주 간격, 나중 12주는 2~3주 간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16회로 작성하려고 한다.

나는 왼쪽 유방에 2.9cm의 제일 큰 덩어리의 암이 있고, 주변에 위성처럼 자잘한 암들이 존재한다. 암이 퍼져있는 전체 범위는 5.6cm라고 하셨다. 근데 내가 대학병원에 오기 전 1차 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유방초음파 결과지에는 큰 종양 사이즈가 3.6cm라고 했다.
(왜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 건지 모르겠다. 결론은 상급병원의 결과를 믿는 것으로...)

그리고 임파선 침윤은 왼쪽 가슴 겨드랑이 쪽 2개, 가슴 안쪽 내유 쪽에도 림프 전이 하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오른쪽으로 가려고 했어 감히?????)

 

따라서 빨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항암 시작' 두둥..! ◔д◔
(어제 난자 채취 시술했고,, 아직 배도 이상한 것 같고,, 마음의 준비도 아직 안됐고,, 보호자도 없이 혼자 왔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마구 들었다.)
1차 항암은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두 개를 맞아야 하고 첫 항암이라 4시간은 걸린다고 한다.

진료 끝난 게 2시쯤이었고, 간호사 선생님한테 항암 관련 부작용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남은 일정은,,

수납 -> 항암낮병동 가서 접수 -> 채혈 -> 원내약국(구토 방지제 경구약 처방) -> 외부 약국(부작용 관련 처방약)


항암 관련 부작용을 설명해주실 때 항암 투여 시간 동안에  입에 얼음을 물고 있는 것이 구내염 부작용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하셨다.
(얼른 1층 스벅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테이크 아웃해서 항암낮병동으로 올라갔다.)

다행히도 첫 항암 하는 날이 제일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보호자가 없더라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항암 낮병동 접수처 도착했을 때가 3시 20분쯤.

오늘 대기가 많아서 맞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내일 아침 일찍 오라고...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하루의 시간을 번 것 같기도 하고.. 오늘 항암을 못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싶어 졌다!
3월부터 헬스 다닌다고 샐러드 위주로 먹었고, 진단받고서도 건강식으로 먹고!! 진짜 진짜 맛있는 거 먹고싶다고!!!
해서 오늘 오기랑 마지막 만찬으로 마늘족발 뿌셧다. 야미~~~٩( ᐛ )و

[부드러운 마늘보쌈 족발 1984] 마늘족발 강정족발 반반~
[부드러운 마늘보쌈 족발 1984] 쟁반비빔냉면~

 

소화시킬 겸 아브뉴프랑 쪽으로 걷다가 너무 예쁜 포토스팟이 있어서 사진도 찍었다.
(사진 찍고 싶은 곳 나오면 바로 오기한테 '나 찍어봐!' 한다)

나좀 찍어봐! ✿˘◡˘✿

 

 


 

22.05.10. (화)
항암 1차 D-day
항암낮병동에 아침 8시에 도착해서 접수표를 뽑고 기다렸다. 8시 10분쯤 되니 한 명씩 호명했다. 8시 20분쯤 되어서 내 차례가 되었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대기시간 있다고 하셨다.

어제 처방받은 구토억제제 '아킨지오'를 복용했다. (항암주사 1시간 전에 먹는 게 좋다고 한다)

구토 억제제라니..

구토 억제제라니. 한 마디 단어에서 엄청 많은 생각들을 들게한다. 항암이 얼마나 힘든 치료인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지 싶었다. 

투여하는데 3~4시간 걸린다니 킬링 타임용으로 여러가지 준비물을 챙겨 왔다. 갤럭시 탭도 챙기고, 에어팟도 충전해왔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미리 얼음도 사서 텀블러에 담아왔다.
9시쯤 병동으로 들어가서 총 3가지의 부작용 예방약을 먼저 주사 맞고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순으로 맞았다.
(3가지 부작용 예방약 ->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구토억제제라고 말하셨던 것 같다.)

항암제 투여 주사는 팔꿈치 안쪽이 아닌 손목뼈 근처 혈관에 맞았다. 처음 맞아보는 자리인데 팔꿈치 안쪽보다 아팠다. 팔꿈치 안쪽에는 사진처럼 멍이 있어서 혈관 찾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하셨다.
(저건 난자 채취 시술할 때 항생제 주사 꽂다가 생긴 멍 같다.)

넷플릭스로 뭐 볼까 하다가 안 봤던 드라마 중 도봉순이 딱이다 싶어서 도봉순 정주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근데 1화 반 정도밖에 못 보고 잠이 쏟아졌다. 항암제 때문인 듯. (차라리 잠으로 체력 보충하는 게 나을 수도..!)

 

그리고,, 어제 혈종과 교수님 진료받을 때 1주 차는 그냥 혈관에 주사하고, 2주 차부터는 케모포트를 심자고 하셨다.
케모포트.. 케모포트.. 케모포트 너무... 무서워...
근데 또 16회까지 대 여정을 생각한다면 케모포트가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케모포트 시술 너무 무서워...
무섭다고... 도대체 도장깨기 몇 탄까지 있는 거야...

주사 다 맞으니 딱 12시 반쯤이었다. 오기가 반차 쓰고 데리러 왔다.

뽀로로에오

집으로 돌아와서 이사 준비를 했다.
나는 회사 때문에 광교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한다. 정말 어렵고 힘들게 구한 아주 맘에 들었던 소중한 집이었는데..



아무래도 회사도 휴직계를 냈고 항암 하면서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본가로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오피스텔은 정리하기로 했다.
항암을 이렇게 빨리 시작할 줄 몰랐지만. 그래도 짐을 조금씩 포장해놨고 어제도 오기가 도와주고 오늘도 함께 도와줘서 이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엄빠가 4시쯤 도착하셔서 나머지 짐 정리하고 차에 다 실으니 5시쯤 되었고 본가에 도착하니 6시였다.
정말로 기나긴 하루였다.

근데 신기한 건 진짜 오늘 컨디션 매우 괜찮음! (휴~!)

이렇게 첫 항암과 이사까지 마쳤으니 세 번째 미션 완료!

 

 


 

22.05.12. (목)
슬슬 항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같다. 오늘은 대표적으로 두드러기, 그리고 관절염.

손목에 두드러기같은게 났다.
아킬레스건 쪽에두..

화요일부터 어제랑 오늘은 만보 걷기를 했다. 그저께와 어제와 마찬가지로 저녁 먹고 산책하는데 오늘은 느낌이 달랐다.
등산하고 온 느낌. 발바닥이랑 무릎이 쑤셨다. 부작용 중에 관절염도 있더만.. 참내..

 

 


 

22.05.13. (금)
오늘도 관절이 아팠다.
오늘 사실 의왕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에 벨리곰보러 갔다 왔다.
오기 3시 퇴근하고 같이 후딱 다녀왔는데 많이 안 걷고 동선 짧게 해서 다녀왔다.
잠실에 있을 땐 사람 미어터질 것 같아서 굳이 가고 싶지 않았는데, 타임빌라스까지 왔다니까~
(벨리곰 후기는 다른 카테고리 게시글에서 확인=333)

 

 



22.05.14. (토) ~ 05.15. (일)
목요일부터 시작된 변비로 인해 일요일까지 괴로웠다. 토, 일은 진짜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마가 건강식으로 식사를 너무 잘 챙겨주셔서 아예 변을 못보는건 아닌데 토끼 응가같은 작은 돌멩이 모양으로 나왔다..(그것도 아주 힘겹게 쥐어짜야 한다..)
일요일은 변비 때문에 밤낮할것 없이 계속되는 복통이 찾아왔다. 근데 내가 처방받은 약에는 변비약이 없었다! 설사약은 있는데 변비약이 없다니..
(
월요일 항암하러 갈때 꼭 말해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올리브영에서 푸룬 딥워터를근데 이걸 먹어도 될지 안 될지 살짝 고민이돼서 일단 월요일 병원에서 처방해주는지 보고 마시려고 보류하기로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