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일지] 10차 항암 기록_#28년 인생 첫 빈혈
22.07.11. (월)
주말에 평창 가족여행 다녀오고 바아로 포스팅하려고 노트북 챙겨서 집 앞 이디야에 갔다.
흑당 어쩌고를 시켰던 것으로 기억.
저번주에 이어서 폭주는 계속 된다~ ٩ ⍤⃝ و
넷플릭스로 한국판 종이의집봤는데 볼만해서 하루 만에 다 봤다.
22.07.12. (화)
이날도 열심히 평창 여행 포스팅한 날.
사진이 너무 많아서 사진 정리만 해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집에서 카누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타고 제로베이커리 크럼블스콘 해동해서 옴뇽뇽 맛있게 먹으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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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일상] 잠실 건강 빵집 추천_제로베이커리
지난주 지헤가 회사근처 건강 빵집 제로베이커리에서 빵을 한보따리 사다주었다.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는 곳이라 미리 사이트 공유해주면서 먹고싶은 빵들을 고를 수 있게 해주었다. 제로베이
v2ryrosy.tistory.com
스페인판 종이의 집이 시즌1부터 시즌5까지나 나왔나 보다. 넷플로 시즌1부터 정주행 할 자신은 없고 시즌 하나당 한 시간 정도로 줄거리 요약한 유튜브에 있길래 5시간 정도 걸려서 다 봤다.
예전에 넷플릭스에서 한창 핫할 때 시즌1에 1화부터 보려고 했었는데 첫 화보고 안 당겨서 그만둔 적이 있다. 근데 한국판을 보고 나니 대충 줄거리도 알게 되고 흥미도 생기고 이후의 시리즈 내용도 궁금해지고 해서 이번에 유튭으로나마 다 보았다.
(이것이 선순환인가?)
22.07.13. (수)
피부 가려움 부작용 때문에 정말 돌아버릴 뻔한 날.
사진 왜 이렇게 팔 뚱땡이로 나왔지.. 암튼 다리 아니고 팔이다.
미친 듯이 가려워서 긁으면 사진처럼 저렇게 두드러기가 마구 올라온다.
으 보기만 해도 가려움..(부들부들)
22.07.14. (목)
혈액종양내과(혈종과) 진료 있는 날.
진료 예약은 4시고, 두 시간 전에 채혈을 해야 해서 병원에 2시까지 가야 한다.
12시 반쯤 나와서 택시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서 한 시간 지하철 타고 미금역 내려서 분당서울대병원까지 마을버스 타고 이동. =333
나는 항암 있는 날 아니면 병원 외래는 혼자 다니려고 하는 편이다.
부모님 두 분 다 일하시기도 하고, 혼자서 사부작사부작 다녀올만한 것 같다.
경기도민으로서 편도 1.5시간~2시간 대중교통은 내성이 생긴 걸지도.
분당서울대병원 1동 1층 도착해서 채혈 바로 하려고 하는데 수납 먼저 해야 채혈 번호표를 뽑을 수 있다.
근데 지난주 항암 할 때 항암주사 끝나고 처치비 미 수납한 건이 있어서 무인으로(키오스크) 못하고 수납창구로 가야만 했다.
근데 또 갑자기 배가 부글부글함.. (한꺼번에 Jiroll이네)
암튼 아픈 배 부여잡고 장실 가서 얼른 해결하고, 수납창구 가서 수납하고, 채혈실 번호표 뽑고 채혈 GO. (식은땀 나네..)
채혈까지 다 끝내고 4시 진료까지 분당서울대병원 1동 1층 파스쿠찌에 있었다.
3시 47분에 진료 지연 문자가 왔다. (그럼 그렇지)
오잉? 접수증 맨 아래 68분 지연이라고요? 일단 진료실 앞 간호사 선생님한테 4시 반까지 와도 충분한지 물었다. 오케이 해서 다시 파스쿠찌로 돌아갔다.
(2동 2층 암센터 혈종과 진료실에서 1동 1층 파스쿠찌까지 부지런히 걸으면 5분도 안 걸림)
다시 4시 20분쯤 이번엔 짐 다 싸서 카페에서 나와서 진료실 앞으로 갔다. 딱 맞춰서 오기도 왔다.
오랜만에 만난 거라 왕창 수다 떨면서 내가 지금 얼마나 어지러운지(?)를 몸동작으로 알려줬다.
너무 어지럽고 이상한데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팔에도 힘이 없다며 이것 보라고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딱 그때 사진도 찍었다(?). ㅋㅋㅋ (잘 보면 손목이 한 번 더 꺾여있다. )
4시 반 조금 지나서 내 차례가 되어서 딱 들어갔는데. 두둥..! 채혈 결과가 좋지 않았다.
빈혈 수치가 너무 안 좋고 간수치가 너무 높다고 했다.
일단 이번 사이클 (TC 4회)은 진행하되, 3주 후 진료 및 채혈 결과에서 수치가 개선되지 않으면 항암을 미루고 수혈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간수치는.. 간수치를 내려주는 영양제 3주(21일) 치를 처방받기로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Health4U' 앱을 통해 오늘 받은 채혈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위의 캡처 내용을 풀어서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Hb (hemoglobin, 혈색소) 수치는 일반적으로 빈혈 수치를 나타내는 항목으로, 성인 여성의 경우 정상범위는 12~16g/dL이다. 나는 8.7g/dL이 나왔다.
Hct (Hematocrit, 적혈구 용적률) 수치는 혈액 중 적혈구의 비를 나타내며, 성인 여성의 경우 36~48%이고, 나는 25.9%가 나왔다.
Platelet (혈소판) 수치는 성인의 경우 130~400x10 ³/㎕이고, 수치가 낮으면 지혈이 어렵고 두통, 피곤함, 복통, 구토,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나는 101x10 ³/㎕가 나왔다.
RBC (Red Blood Cell, 적혈구) 수치는 성인 여성의 경우 3.5~4.5x 백만/㎕ (성인 남성의 경우 4.0~5.4x 백만/㎕)이고, 수치가 낮으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적다는 뜻이며 피로감과 안면 창백, 무기력증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2.83x 백만/㎕이 나왔다.
나는 만 28년 동안 빈혈과는 전혀 거리가 먼 몸뚱이로 살아왔기 때문에 이 모든 수치들이 넘나릐 신기했다. 내가 느꼈던 모든 몸의 증상들이 그냥 꾀병이 아니라 '빈. 혈.'이었다니.
내가 빈. 혈. 을 겪었던 것이었다니.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거 아니고 진짜 신기해하는 거임)
진료 끝나고 나서 다음 진료 예약 잡고, 수납하고, 처방전 받아서 간수치 낮춰주는 약 사러 미금역 근처 약국으로 갔다.
(TMI지만 미금역 근처 약국 서너 곳 정도 다녀보고 미금프라자약국에 정착.)
전에도 있었는데 내가 못 본 건지(?) 처방전 접수하는 키오스크가 문 열자마자 보였다.
약국 키오스크는 첨 보아서 한번 시도해봤다.
간수치 내려주는 약은 생각보다 크기가 컸다. 하루 2번 아침저녁으로 각 2알씩 (하루 4알) 21일 치를 받았다..
약봉다리 부자..
그리고 어젯밤부터 정한 오늘 저녁 메뉴 시카고피자 먹으러 보정 카페거리로 갔다. (내가 정함)
이럴 때일수록 내가 먹고 싶은 거!!
커피는 카페거리 안에 있는 예쁜 카페 골라서 처음 가보는 곳으로 갔는데 진짜 기분 별로인 사건이 있었다.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랬던 건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또또 가려움+두드러기. 미치겠다고요..
22.07.15. (금)
선착순으로 TC 10차 항암 하는 날.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아침 일찍 아빠가 분당서울대병원 데려다주시고 도착하자마자 2동 5층 항암낮병동가서 수기 명단에 이름이랑 생년월일 작성. 수기명단 상으로 나는 5번째였다. (6시 58분에 도착)
8시 20분쯤 내 이름 호명돼서 접수하고 아킨지오 먹고 9시 10분쯤 지나서 내 차례가 되어 병동 안으로 들어갔다.
9시 반부터 항암제 맞기 시작해서 11시 50분에 끝이 났다.
확실히 2개 맞을 때는 양이 많아서 그런가 중간에 장실을 꼭 가게 된다.
암튼 오항완. (오운완 유행어길래 만들어봄. 오늘도 항암 완료라는 뜻. 아무튼그럼.)
오기가 시간 맞춰 데리러왔다. (오늘부터 오기 휴가기간)
내일 초복이고 건강식 먹을 때도 되어서 삼계탕 먹으러 갔다. 어제 차 타고 지나가다 본 곳인데 평점도 좋길래 가보았다.
점심시간대라 사람 진짜 많았고 일단 찐 맛집임을 느끼게 해 주는 옆자리 그릇 뽐새.
진짜 제대로 보양했다. 국물 걸쭉하고 진하고 찹쌀 맛있고 아주 대만족. 😋
야무지게 다 먹고 내가 좋아하는 행궁동으로 갔다.
후식도 건강하게.
착즙 오렌지주스랑 블바우유, 그릭요거트볼이다. 🥗🧉🥛
진짜 쪄 죽는 날씨~
물속에 있다고 해도 믿을 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예뻐서 한컷.
22.07.16. (토)
날씨도 진짜 지롤지롤 너무 덥고 거의 항상 항암 하고 온 다음 날 컨디션이 제일 안 좋다.
(항암 한 날 +1, 2, 3일째 날이 제일 별로인 것 같다.)
오늘은 또 먹방 유튭 보는데 요새 대창 먹방이 유행인가 보다.
저렇게들 대창에 라면에 엄청 건강에 안 좋은 거 맘껏 먹는데 나는 왜 암에 걸려가지고 이러고 있나 갑자기 현타가 왔다.
암 걸리기 전에도 곱창이며 대창이며 진짜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 했는데..(엄청 좋아함)
과거 폰 사진 여행을 떠나니 헬스하고 인증샷 찍은 거며, 회사에서 먹을 과일 간식 사진 같은 거며..
보다 보니 또 한없이 부정적이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라는 생각뿐..
그리고 머리숱 풍성 했던 원래 내 모습 보니까 괜히 울컥,..👽
엄마랑 아빠랑 저녁에 운동 나가시길래,
엄마 베라 애플민트 먹고 싶어! 응 안돼~
이랬는데, 엄마가 맘에 걸렸는지 몰 사 오긴 사 오셨다.
근데 내가 젤루 싫어하는 민트초코. ㅡㅡ^
어쨌거나 감사하다고 해야 하는데 오늘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는 핑계) 떽떽거리면서 엄마나 먹으라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극혐)
엄마가 가져가서 먹다가 한입 먹어보라며 내밀어서 못 이기는 척 받아서 먹었는데,
오?!
입안이 이상해서 그런가 평소라면 젤로 별로인 민트초코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머쓱타드)
암튼 고맙다고 하고 맛있게 싹싹 다 먹음.
TC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항암 했던 1주간 기록 끝.
시간아 달려~💃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라고~~~